치하와 셔먼의 교전에서 치하가 과연 유리한 위치를 점했는가를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요소를 고려해야 함



1. 전장 환경

2. 병기의 활용 방법



먼저 전장 환경



치하와 셔먼이 주로 교전하였던 전장은 과달카날 작전 이후의 동남아 전선임. 동남아 지역은 열대 지방으로 우림이 분포하는 지역이고 다시 말해서 수풀이 우거진 지역임. 이러한 전장 환경은 교전에서 여러 변수로 작용됨



- 적이 아를 찾기 어렵다.

- 아가 적을 찾기 어렵다.



물론 방어측의 입장에서는 면밀하게 은엄폐를 실시하였을 때 공격측이 방어측을 찾기 더 여려움. 그러나 방어측의 입장에서도 시계 확보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적이 현재 접근하고 있다는 매우 단편적인 정보만을 얻을 가능성이 높음. 그렇기 때문에 동남아 지역의 전장은 시계 확보라든지 기동이라든지 모든 면에서 공방 공히 골치아픈 지역이라 할 수 있음.



이어서 병기의 활용 방법



치하는 모든 면에서 셔먼과 비교하였을 때 불리하고 당시 전황 자체도 일본이 수세에 놓여 있었기 때문에 치하는 방어적으로 활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음. 그렇다면 치하를 대전차 방어용으로 사용하려면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임. 그렇다면 전차를 비롯한 기동 가능한 대전차 전력을 방어적으로 어떻게 활용하여야 하는가를 이야기해야 함. 이러한 상황을 비슷하게 경험한 나라가 동 시대에 있었음. 바로 독일임. 독일은 전황이 불리하게 돌아가기 이전에 이미 기동성 있는 대전차 전력을 어떻게 활용하여야 하느냐를 나름대로 연구해 놓았음. 독일의 장군 발터 네링은 자신의 저서를 통해서 판처예거(대전차 자주포)가 갖춰야 할 조건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음.



- 낮은 중량

- 높은 기동성

- 전차보다 우월한 관측능력

- 강한 화력



(http://note100.egloos.com/5321692)



이 조건을 치하와 비교해 보자



- 낮은 중량 = 충족함 (약 15톤)

- 높은 기동성 = 충족하지 않음 ; 치하는 중량은 가벼웠지만 엔진의 출력도 낮은 데다가(170마력) 서스펜션도 구식이고 트랙도 좁음

- 전차보다 우월한 관측능력=충족하지 않음 ; 치하의 승무원 구성은 차장, 포수, 탄약수, 조종수임. 차장, 포수, 탄약수로 3인 포탑을 구성한 것은 일본 육군의 또 다른 대전차 전력 중 하나인 95식 경전차 하-고와 비교하였을 때 진일보한 것이지만 문제는 청음초를 비롯한 전방 관측조로부터 정보를 전달받을 무전기의 대처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문제점이 있음. (일본 전차 중 처음으로 무전기를 상시 탑재한 전차는 치하의 후속 전차인 치헤 전차임)

- 강한 화력: 충족하지 않음



https://en.wikipedia.org/wiki/Type_97_ShinHoTo_Chi-Ha
http://www.militaryfactory.com/armor/detail.asp?armor_id=554
https://en.wikipedia.org/wiki/Type_1_Chi-He



여기까지 보았을 때 치하라는 단일 수단만으로는 그다지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없음. 하지만 일본군이 속된 말로 쪼다도 아니고 치하 하나만 믿고 대전차 방어선을 구축하였느냐 하는 점임. 상식적으로 생각하였을 때 치하는 셔먼을 비롯한 미 육군과 해병대의 전차 전력을 저지하는 한 요소가 되어야 하고 다른 전력과 함께 다층으로 구성하여야 하는게 상식임. 이른바 팩 프론트를 예로 들면 최전방에 대전차 지뢰 지대, 전방에 대전차 장애물, 그 다음에 대전차포 진지를 비롯한 참호선, 마지막으로 전차 매복 등으로 구성하는 식으로 대전차 방어선을 구축할 수 있음.



그러나 일본군은 그러지 못하였음. 물론 동남아 지역의 지형 자체가 그러한 종심 깊은 방어선을 구축한다는 게 어렵다고 하나 어찌 되었든 치하 전차 이외에도 여러 대전차 전력을 다층적으로 구성하고 요소요소에 배치하여 적재 적소에서 적을 저지하여야 했는데 그러하지 못했음.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음. 일단 일본이 가용한 대전차 전력 자체가 매우 부족함. 일본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대전차 전력은 1식 47미리 대전차포인데 1식 대전차포의 총 생산량은 대략 2300문임. 그리고 치하와 치헤 생산량이 각각 1000대와 170대임. 전체 생산량에서 전차로 넘어간 부분을 제하면 대전차포 부대에 배치된 것은 단순 계산해 보았을 때 1120문임. 이 정도 물량을 단지 동남아 전선에만 몰빵하는게 아니라 중국 전선에도 보내야 하고 본토 부대에도 보내야 함. 이 정도 가지고는 동남아 전선에서 쏟아져 나오는 셔먼이나 리 전차를 효과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물량조차 나오지 않음.



(동남아 전선만 문제가 아니냐 싶은데 중국의 국민당군도 랜드리스로 미국제 최신 전차로 무장하고 있었고 그 중에서 가장 엔트리 라인이라 할만한 M5 스튜어트도 만만한 상대가 아니기 때문에 이전에 사용하던 37미리 대전차포를 대체할 수 있는 전력이 필요해진 상황이었음)



결국 치하를 비롯한 일본의 대전차 전력은 미 육군과 해병대의 전차 부대를 효과적으로 저지할 수 있는 수단 자체가 전무하였고 이를 변통하기 위해서 방공부대에서 사용하였던 75미리 대공포나 포병부대의 75미리 슈네데르 야포 같은 금쪽 같은 전력을 끌고 올 수 밖에 없음.

그래서 치하가 동남아에서 대전차에 효과적이었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침소봉대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