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혼례를 올린 첫날 밤 신랑 시기강侍亓冮이 신방에서 후다닥 도망나오는 것이다.

이를 이상히 여긴 중섭노인中葉老人이 왜 신부를 맞이한 첫날 밤에 경거망동하여 도주하느냐 붙잡아 물었다.

그러자 시기강이 울며 하소연하길,

'애미백愛美白을 처음 아내로 맞이할 때는 명문가 오성五星의 영애라 하여 알구삼劜九三과 같은 절세미녀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보십시오, 저 처자의 용모는 요괴 물거북보다 약간 나은 정도입니다.'

갑옷을 차려입은 애미백이 나타나자 패로대우수가 비웃으며 가로되

'구리본九利本은 이제 젓가락을 전장에 내보내는구나. 그릇과 숟가락을 같이 내주지는 않느냐?'

라 하였다.

그러나 애미백이 도발에 굴하지 않고 활을 쏘아 병졸들을 쓰러뜨리니 이에 코웃음을 치며 장수 삼발三發이를 내보냈다.

그러자 애미백이 갑자기 태산처럼 몸을 떨치고 일어나 화살을 겨누니, 온몸에서 빛이 나고 눈은 송골매처럼 가늘어졌으며 팔은 용솟음치는 격류처럼 힘이 넘쳤다.

그 모습을 본 삼발이가 금강불괴의 방패를 펼쳤으나 애미백이 쏘아낸 화살이 방패를 뚫고 몸에 박히니 전장에서 처음으로 삼발이가 피를 흘렸다. 삼발이가 공포에 질려 허공답보를 하며 도주하려 했다.

이에 애미백이 크게 웃으며 화살 일곱대를 들고 그 등에 쏘아 붙이니, 한 발 한 발 빗나감이 없었으며 마침내 마지막 화살이 명중하자 장수 삼발이는 그대로 절명하였다.

이 모습을 본 패로대우수敗老大牛水들이 공포에 질려 모두 도주하니 구리본九利本이 국가의 위기를 넘기고 다시 한 번 살아남았다.

이 일 이후로 전국의 시기강이 별채를 허물고 애미백을 한 방으로 들여 매우 어여삐 여기고 화공을 불러 그림들을 남겼다.

젓가락 같이 흉물스럽다던 다리는 황제의 손바닥 위에서 춤추던 양귀비의 다리 같다며 칭송하고,

뒤틀린 얼굴은 항상 웃는 얼굴이라 성품이 그대로 나타난 것이라며 칭송하니, 애미백이 몹시 부끄러워하면서도 행복해했다고 한다.

애미백愛美白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