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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갤 감성 문학] You always have me 13앱에서 작성

인투디프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2.12 00:26:43
조회 474 추천 34 댓글 34
														

(프롤로그~9화까지 링크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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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찾아 간 곳은 다름 아닌 납골당이었다.

난 부모님이 내게 상속해주신 돈들을 쓰지 않고 납골당 유지비와 내 생활비에 보탰다.

부모님의 목숨값이나 다름 없는 돈을 고작 영화 보고 약 산다고 쓰기엔 너무나 아까웠기 때문이었다.






액자 속에선 언제나 해맑게 웃고 계시는 부모님.

오랜만에 그 얼굴을 보니 다시금 눈물이 쏟아져 나오려고 했다.

하지만,

난 평소처럼 울기만 하려고 여기에 온 것이 아니었다.






부모님께 내가 강인해졌다는 걸 보여드리기 위함이었다.

더 이상 마음 아파 하지 말라고.

걱정하지 말라고.

한동안 일도 접어두고 우울과 불안에만 찌들어 살던 삶을 벗어던지고 이제 조금씩 일어서려 한다고.

그러니, 부디 그 곳에선 행복하라고.

그 말을 꼭 전해주고 싶었다.





한동안 액자만을 계속 바라보고 있던 나는,

잠시 어릴 때의 추억에 젖은 채로 서 있다가 부모님의 사진이 담긴 액자를 향해 미소를 짓고는 납골당을 빠져나왔다.

하늘에는 햇살이 밝게 비추었다.

마치 내게 희망찬 일들이 벌어질 것을 암시하는 듯 했다.

하늘에 계신 부모님도 날 지켜보고 계시겠지.






'...'

'계속 지켜 봐 주세요. 아들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부디 행복하시길.'






난 집에 들어 와 가장 먼저 씻었다.

그리고 밀린 설거지거리와 빨래더미를 모두 해치우고 청소를 시작했다.

내가 새로 시작하는 것처럼,

내 집도 우울만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젠 밝은 햇살이 비출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청소를 하다보니 부모님과 관련된 사진첩이 나왔다.

난 모든 사진에서 해맑게 웃고 있었다.

'나도 이렇게 행복했었는데.'

어릴 때의 나를 보자니 미소가 지어졌다.






아차, 이럴 게 아니지.

아직 치울 게 산더미 같았기 때문에 난 서둘로 청소를 다시 시작했다.

몇 시간 쯤 지났을까.

내 집은 완전히 깨끗해졌다.

우중충하게 햇빛을 가리던 먼지 쌓인 상자들을 치우고 나니 집이 한 층 밝아진 게 느껴졌다.





상자들은 엄마, 아빠의 장례식 때 사람들이 위로의 선물로 보내 준 것들이 담겼던 상자였다.

내용물은 이미 꺼낸 지 오래였으므로,

난 상자들을 모조리 갖다 버렸다.

집에 햇살이 비춰오자 내 기분도 덩달아 좋아지기 시작했다.





이젠 정말 새로 시작하는 것이다.

과거보단 현재와 미래의 행복에 더 집중하기로 했다.





난 겨울왕국2 다회차를 다시 시작하기 위해 표를 예매했다.

그리고는 청소에 지친 몸을 이끌고 침대로 가 누웠다.

오늘의 고단함을 알려주는 듯 눕자마자 눈이 서서히 감기기 시작했다.





(다음날)

아침부터 영화관에 틀어박혀 있을 계획이었기 때문에 난 당장 나갈 준비를 했다.

긴장? 그딴 거 개나 주라지.

준비를 끝마친 나는 당당하게 문을 박차고 나갔다.

난 영화관에서 떨지 않으리라고 다짐했다.

...솔직히 좀 쫄리긴 했지만.





영화관 입구에 도착한 나는 크게 심호흡을 한 번 했다.

살짝 굳은 표정으로 난 로비에 들어섰다.

아, 지금 아침이었지.





내 표정은 순식간에 밝아졌다.

사람이 오늘은 정말 꽤 없었기 때문에 난 가벼운 발걸음으로 티켓을 출력했다.

그리고 나는, 매점 쪽을 바라보았다.

"....."





잠시 고민에 빠진 나는 무언가를 결심한 듯 매점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그리고서 난 무인 주문을 할 수 있는 기계 앞에 섰다.

이 최첨단 기계를 안 써 볼 수는 없지.

난 서투른 손놀림으로 기계의 화면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아니 뭐가 이렇게 어려워...'

여기서 주문을 누르는건지, 아님 뭘 선택하는 건지...

살짝 오기가 생겼다.

어차피 사람도 얼마 없었기 때문에 난 한동안 그걸 붙들고 유심히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 때, 영화관 직원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어, 저기... 기계 쓰는 방법 알려드릴까요...? 아님 저기 직접 주문하셔도 되는데...]

"ㄴ...네? 아... 하하... 아니요! 전 할 수 있습니다 ㅎㅎ..."

[아... 좀 도와드릴까요?]

"..... 네...."




난 직원의 솜씨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나에게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면서 버튼을 몇 개 삐빅 누르기 시작하더니,

갑자기 이렇게 하면 커피 주문이 끝난다고 한 것이었다.

"ㅇ...아니... ㅁ..뭔.. 예...?"





직원은 답답하다는 듯한 표정을 미소로 감추며 다시 설명해주려고 했다.

난 직원에게 피해를 끼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황급히 이해한 척 내가 해보겠다고 했다.

난 직원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기억을 더듬어보았다.




'그러니까, 여기서? 이걸 누르고? 어... 사이즈를... 고르고? 음...'

[뾰로롱, 주문이 완료되었습니다.]

'... 뾰로롱..?'

난 순간적으로 웃음이 새어나왔다.

이제야 한시름 놓은 듯 했다.

나도 이젠 '요즘사람' 반열에 오른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커피 주문하신 분 받아가세요~]



난 황급히 달려가 커피를 받았다.

이번에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켰기에 난 바로 들이켰다.

'크... 이거지.'

난 마음속으로 감탄사를 연신 내뱉었다.

그리고는 앉을 자리를 물색하기 시작했다.





사람이 없으니 둘러보기에 편했다.

뭐, 이젠 사람이 많아도 둘러볼 수 있겠지만.

난 근거없는 자신감을 뽐내며 중앙 자리에 앉기로 했다.




구석 자리도 비어있긴 했지만, 이젠 중앙 자리에도 앉아 봐야지.

조금씩 변화를 주고자 했던 나였다.

그렇게 중앙에 앉아 갤질을 하다가 난 직원의 외침에 정신을 차리고 상영관 입구로 다가갔다.





'상영관 1, 2, 3관 입장하실게여~ 라고 하겠지.'

[상영관 1, 2, 3관 입장하실게요~]


난 괜시리 흘러나오는 웃음을 참으며 가장 먼저 줄을 섰다.

이젠 선두에도 서 봐야지.

난 첫 번째로 상영관에 입장해서 내 자리에 앉았다.




남들이 보기에 별 거 아닌 것 같아도 내겐 이러한 변화가 날 행복하게 했다.

새삼 내가 자랑스러워졌다.

항상 원망스럽고 한심하기만 했었는데.

커피를 마시면서 광고를 편히 감상하고 나니 어느새 광고가 끝날 시간이 다 되었다.




광고가 끝나고, 상영관의 불이 꺼졌다.

영화의 시작을 알리는 부엘리.

언제 들어도 정겹다.

따라부르고 싶어졌지만 정말 불렀다간 쥐도 새도 모르게 이 세상과 작별할 수도 있기 때문에 마음속으로만 생각했다.





영화가 끝났다.

쿠키영상은 이제 대사를 다 외워버릴 정도로 봤지만 놓치면 또 아쉬워서 다 챙겨봤다.

뿌듯한 감정을 안고 나는 로비로 나왔다.

'흠, 사람이 늘어났네.'





그런 건 이제 내 알 바가 아니었다.

난 부모님과도 약속했고,

나 스스로와도 다짐했다.

그래서 나는 불안이 찾아올 때면 하늘에서 지켜보고 계실 부모님을 생각하며 애써 마인드 컨트롤을 했다.





영화가 시작할 때까지 기다리는 건 이젠 일도 아니었다.

그만큼 내가 강해졌다는 뜻이리라.





조조부터 시작해서 나는 하루종일 겨울왕국만 봤다.

오늘은 심야까지 걸려있어서 밤 늦은 시간까지 영화관에 있다가 난 겨우 나왔다.

몸은 지쳤지만 정신만큼은 힐링을 한 아주 보람찬 시간이었다.





난 집에 도착하자마자 씻고 바로 침대에 누웠다.

그리고 오늘 하루동안 내가 떨었던 횟수를 떠올려보았다.

없었다.

그래. 없었다!

불안이 찾아올 때쯤 거의 세뇌하다시피 했던 내 주문이 먹혔던 탓인지 난 오늘 떨지 않았다.

심지어 저녁시간에도 말이다.




난 참을 수 없는 기쁨과 자랑스러움에 겨워 누운 채로 팔다리를 허공에 대고 허우적댔다.

'내가 해냈어! 해냈다고!'

난 아주 기쁘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잠시 일어나 창문으로 하늘을 바라보았다.




'엄마 아빠, 보셨죠? 나도 이제 안 떨 수 있어요.'

'그 날의 아팠던 기억은 잊고 행복했던 추억만 남겨둘래요.'

'항상 지켜보고 계시죠? ...그럴 거라고 믿어요.'

'... 거기서는 죄책감 가지면서 살지 마요.'

'엄마의 마지막 모습, 아빠의 마지막 모습. 엄마아빠가 미안해 하는 건 그 때만으로도 족해요.'

'....사랑합니다. 부디 행복하시길.'




난 부모님과 혼자 대화를 나눈 다음 다시 침대에 누웠다.

그래. 이걸로 된 거겠지.

더 이상 아팠던 과거에만 얽매여 아무 것도 하지 못 했던 나는 이젠 털어버리는 게 맞겠지.

홀가분했지만 그럴 수록 더 무거워졌다.

아마 과거에 대한 해방감이 더해져 갈수록 그에 따른 책임감도 더 생기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난 그 무거움에 주저앉지 않을 것이다.

예전 같았으면 무겁다고 깔려있는 채로 아무 것도 못 했을 테지만,

지금의 나는 그 무거움을 들어 올릴 근육을 기른 것이나 다름 없었다.

난 이겨낼 수 있다.

앞으로 어떤 시련이 닥치더라도.





난 한 층 더 성장한 듯한 생각을 한 것 같았다.

한 편으로는 기쁘고, 한 편으로는 비장한 감정을 마음에 담아둔 채로 난 잠에 들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13화는 여기까지...!

주인공이 좀 더 밝은 모습으로 변한 게 느껴졌으면 좋겠다!

읽어줘서 고마워~

개추랑 댓글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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