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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갤 감성 문학] You always have me 9앱에서 작성

인투디프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2.06 22:45:23
조회 523 추천 31 댓글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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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서자마자 내 척추는 내 상체를 지탱하기 위해 앉아있을 때보다 더 심하게 경련했다.

떨수록 더 지탱하기 힘든데...

내 몸은 나도 알 수가 없었다.




난 마치 갓 걸음마를 뗀 아기처럼 힘겹게 걸어갔다.

한 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숨이 가빠오는 게 느껴졌다.

심한 경련 탓에 정말 좀비처럼 척추가 여러 번 접혔다 펴졌다를 반복했다.

아마 대부분은 내 말을 상상하거나 이해조차도 못 할 것이다.





티켓기계로 겨우 도달한 나는 서둘러 티켓을 출력하고자 했다.

이럴 때를 대비해서 예매번호를 도착 전에 계속 외웠으므로 내 손만 잘 따라준다면 문제는 없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약을 오랫동안 먹지 않은데다가 사람이 많은 곳에 오자 미쳐버린 내 손이 엄청나게 떨고 있었다.




티켓 기계의 버튼이 큼지막해서 다행이었다.

다행히 2~3번 정도밖에 틀리지 않은 나는,

출력된 티켓을 들고 다시 내 자리로 돌아가려했다.




[상영관 1, 2, 3관 입장하실게요~]


'빌어먹을...'

물론 지금까지 입장시간만을 기다려 온 게 맞지만,

아직 충분한 안정을 취하지 못 했기 때문에 불안증세가 점점 고조되어가던 나는 빠르게 흘러 간 시간을 원망했다.

하지만 여기 온 것은 영화를 볼 겸 온 것이므로 들어가지 않을 순 없었다.




분명 내가 지금 줄을 선다면 내 앞에 선 사람은 내 척추가 자꾸만 접혔다 펴지며 튕기는 것에 부딪힐 것이고,

내 가파른 숨소리 때문에 온 몸에 소름이 돋을 것이다.

그런 이유로 난 사람이 다 들어가고 나서야 입구로 갔다.



[티켓 확인... 도와드릴게요...?]

"우웁... 후우... 네, 여기... 읍... 여기요..."

[손님, 괜찮으세요?]




직원은 미친듯이 떨리고 있는 내 몸을 살짝 잡으며 말했다.

물론 난 괜찮지 않았고 끔찍했지만,

살려주라고 하면 영화관에서 병원으로 끌려갈 것이 뻔했으므로 난 괜찮다고 했다.



"어웁... ㄴ.. 후우... 네, 괜... 후우... 괜찮아요... 하아..."

[그... 구급차 불러드릴까요...?]

"흐읍... 아... 하... 아니요... 후우... ㄱ..괜찮습니다.. 하하..."

[네... 혹시 불편하면 말씀해주시고 2관으로 가시면 됩니다...]

"아... 후... 네네... ㄱ...감사합니다."




이 머저리 같은 녀석.

괜찮다고 말 할거면 좀 점잖이 말해야 괜찮아 보이지 않겠는가?

누가 봐도 안 괜찮아 보이고 곧 쓰러질 것 같이 생겼는데 괜찮다니...

내 뒤에서 알바에게 상영관으로 들어가 날 잘 지켜보라는 직원의 지시가 들렸다.





난 쓰러지지 않을 것이다.

쓰러지지 않아야만 한다.

온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내 자리에 앉은 나는,

내 경련 때문에 좌석의 가죽 소리가 좀 난다는 것을 깨달았다.




난 남에게 피해를 끼치는 건 정말 싫었다.

내가 여기 온 것 자체가 그들에겐 피해겠지만,

내가 내 몸을 이용해 피해를 입히는 것만큼 끔찍한 일은 없었다.

그래서 일부러 줄도 안 서고 늦게 온건데...




난 몸이 진정될 방법을 찾기 위해 둘러보다가,

의자를 눕힐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유레카...!

눕는다면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불안증세는 나아진 것이 거의 없었지만,

소리는 조금 줄어들어 거의 들리지 않았다.

줄어들었는데 내가 못 느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불안증세와 사투를 벌이던 도중,

영화가 시작되었다.

솔직히 말해서 영화를 보는 내내 불안증세가 도질까 봐 걱정했다.




하지만, 상영관 내부가 어두워 사람들이 잘 보이지 않았고,

더군다나 누울 수 있었기 때문에 옆의 시야를 더 가려주었다.

영화에 집중하다보니, 떨리던 내 몸은 정신과 분리된 것 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영화가 끝났다.

역시 언제봐도 명작이었다.

우르르 떼를 지어 나가는 사람들을 보니 다시 몸과 정신이 연결되기 시작했다.

경련이 또 시작된 것이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경련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었다.

경련은 영화를 보는 내내 계속 되었기 때문이었다.




불안증세를 겪음에도 쿠키영상까지 모두 본 나는,

상영관을 빠져나왔다.

이제 밤이 깊어가고 있었기에 저녁보단 사람이 없었다.




나는 아직도 불안증세 때문에 휘청거리고 있었기 때문에 이대로 집에 갔다간 도중에 쓰러져서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을 것 같았다.

하지만, 도전을 했으면 끝까지 가야지.

난 약통을 꺼내지 않고 출구로 걸어갔다.




긴장이 풀린 건지, 앞이 희미해지고 있었다.

아냐. 설마 아니겠지.

난 떨리는 몸을 이끌고 계속해서 나아갔다.

점점 몸이 비틀거리기 시작했고, 피로가 몰려왔다.

"... 아..."

짧막한 탄식을 하고 나서 감긴 눈을 떠 보니 또 병원이었다.




에라이... 이 끈기없는 녀석...

영화까지 다 봐놓고 출구에서 쓰러지다니.

정말 생각할수록 어이가 없었다.

결말이 좀 애매하게 끝난 내 위대한 여정은,

의외로 날 웃음짓게 했다.




그 웃음의 의미가 허탈함이든,

뿌듯함이든.

그래서 난 이 도전을 계속하기로 했다.





한 번 경험했는데 두 번일랑 못하겠는가?

까짓 약 따위 극복해버리면 그만 아닌가?

...라기엔 무서워서 집에 약이 있음에도 더 사고 집에 돌아온 나였지만...





전과는 다르다.

이 때까지 숨고 지내기만 했었던 전과는 달라질 용기가 조금 생겼다.

이젠 이 용기를 어디에 써먹을지가 관건이었다.




"그래. 한 번 더 가보자."

그렇게 난 또 일부러 저녁시간을 예매했다.




[내일의 목표 : 오늘보다는 덜 떠는채로 커피 다시 사보기.]


하도 안 써서 먼지가 쌓인 메모장을 발견한 나는,

그 곳에 내일의 목표를 써 놓고 내 겉옷 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고 난 잠자리에 들었다.

내일은 오늘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다짐과 함께.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9화는 여기까지...!

결과가 어느 정도 예측이 되는 프붕이들도 있겠지만! 계속 기대해주라구~

읽어줘서 고마워!

재밌게 읽었다면 개추랑 댓글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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