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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현대] SNS 퀸 엘사 18화 (디즈니 월드)

chall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2.05 23:04:41
조회 387 추천 25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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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3~5화, 6~7화, 8화 , 9화, 10화, 11화 , 12화, 13화, 14, 15화, 16화, 17화



18화


그렇게 기대하던 스위트룸은 디즈니랜드 최고의 호텔답게 진짜 여왕님의 방처럼 꾸며져 있었으나…


다음날 아침, 나는 처음 맛보는 스위트룸의 달콤함을 충분히 누리려는 기대를 배신당하고, 오늘의 일정 때문에 사람이 없는 새벽에 호텔을 빠져나왔다.


“흐아암... 우리 아침부터 어디로 가는 거죠?”


스위트룸과 디즈니월드에 왔다는 설렘으로 잠을 설쳤기 때문에 잠에 취해 눈을 껌뻑거리는 엘사, 옷도 대충 소라색 후드티에 포니테일을 하고 나왔기에 아주 허술해 보였다.


클로이는 옆에서 그런 엘사를 귀엽게 바라보며 말했다.


“어제 말씀드린 대로 디즈니월드 데뷔에 앞서서, 오늘 하루 동안 월드 탐방을 먼저 하실 텐데요... 오늘을 위해 특별한 옷을 준비했답니다. 지금 그걸 입으러 가고 있어요”


“특별한 옷이요?”


반쯤 감고 있던 눈꺼풀을 들어 올리며 대답했다.

특별한 옷이라. 무슨 엘사 드레스라도 새로 만들어둔 건가?


“뭔데요?”


“비밀입니다..!”


“에…”


클로이를 바라보자 정장을 말끔하게 입고 있는 그녀가 장난스럽게 웃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프로페셔널한 모습만 보여줘서 몰랐는데, 은근히 장난기가 많은 것 같았다.


‘귀염상에 시크한 줄 알았는데, 사실 반대였구나…!’


나 또한 그녀와 편안한 관계 형성을 원했기 때문에 장난을 받아주었다.


“흥, 하나의 기대감으로 남겨두도록 하죠, 이 피곤한 얼음 마녀를 만족시키지 못한다면 꽁꽁 얼려버릴 줄 아세요~!


“아하하! 물론이죠 마녀님!”


그렇게 조금 더 친근해진 클로이와 나, 그 뒤로도 디즈니월드에 대해서 이것저것 설명을 받다 보니 금세 목적지에 도착했다.

물류창고처럼 많은 차량들이 오가고 있는 거대한 지하 시설의 입구 같았는데 위를 바라보니 무려 디즈니랜드가 그 통로의 위에 위치하고 있었다.

디즈니 랜드의 지하 시설로 가는 통로인 건가? 나는 비밀스러운 곳에 온듯한 기분이 들었다.


“오... 여긴... 디즈니 월드에 이런 곳도 있었나요?”


“유틸리 도어(utilidor)이라고 하는 곳인데, 월드 내 스텝들의 이동과 쓰레기 처리를 위해 만들어진 곳이에요, 이 플로리다의 무른 지반 때문에 처음 디즈니 월드가 만들어질 때부터 건물을 짓듯 지반 위에 올려지은 거라 사실 이게 1층이고, 디즈니 월드는 2층에 위치하고 있어요”


“와... 놀이공원을 2층에 올렸다고요?”


“네... 덕분에 건설 비용이 급상승했지만, 덕분에 스타워즈 캐릭터들이 디즈니 프린세스들과 함께 돌아다니는 일이 없어졌기에, 디테일에 미친 월트 디즈니 사장님의 혜안이었죠.”


“우와... 비밀통로… 멋지다...”


“앞으로도 월드의 캐스트로 일하실 때는 자주 이용하시게 될 거예요, 인파를 차단하는데 이만한 통로가 없거든요”


“아, 그건 정말로 도움되겠네요”


드레스 차림으로 월드를 활보하는걸 꿈꿨지만, 엘사 열풍이 사그라들기 전에는 그야말로 사람의 무리들을 이끌고 다녀야 하기 때문에 파크 내에서의 도주로도 많이 고민되었었다. 역시 세계 최고의 테마파크, 호텔부터 직원 통로까지 디테일의 수준이 다르다.


차에서 내려서 클로이의 안내를 받아 커다란 유틸리 도어의 입장 게이트 옆에 있는 건물로 들어갔다.


디즈니 캐스트들이 출근하고 옷을 갈아입고 몸단장을 하는 곳이었는데, 벌써부터 많은 사람들이 출근을 하고 있었다.


“... 엘사님 조심히 이쪽으로…”

“…아, 네…”


나는 조용히, 소라색 후드를 눌러쓰고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게 입구 근처에 있는 분장실로 들어갔다.

그 평범한 철제문을 열고 방 안으로 들어갔는데, 안쪽에는 이미 세명의 여성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문쪽을 바라보고 서있었다.


내가 살짝 고개를 들어 빛에 얼굴을 노출하자 엘사의 얼굴을 본 세명 모두 눈이 동그래지더니 감출 수 없는 환호를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며 작게 꺄악거렸다.


“OMG, OMG! 진짜 엘사님…!”

“진짜, 진짜 엘사님이야 와 저 화장 없는 생얼에도 빛나는 거 봐 세상에 세상에!!”

“... 나 눈물 나올 거 같아…”



“아, 안녕하세요..?”


딱 봐도 사이가 좋아 보이는 세명은 흥분한 상태를 조금 유지하더니 내가 손을 들어 인사하자, 그들은 내 옆의 클로이를 보고는 허흠, 기침하고는 진정했다.


“안녕하세요 엘사님, 저희는 디즈니월드의 메이크업 1팀이고 오늘 엘사님을 화장시켜 드리려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중앙의 여자가 인사하자 나머지 두 명도 인사했다.

오.. 메이크업 팀..!


“아… 저 오늘 화장하나요?”


“아, 그럼 물론이죠! 설마 메이크업 없이 나가시려고요?”


예전에는 화장도 안 하고 다녔지만, 이제는 화장이 생활화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다시 들었다.


그나저나 화장팀으로부터의 화장이라니… 특별한 옷을 위한 준비인가? 느낌상 오늘은 힘을 세게 주고 1편 엘사의 대관식 드레스를 입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 사실 가면에 가려지기 때문에 메이크업이 필요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준비는 철저히 해야 하는 법이죠!”


“... 네? 가면... 이요?”


“아, 말씀 안 드렸군요 오늘, 월드를 조금 자유롭게 다니기 위해서 얼굴을 가리는 가면을 준비해두었어요, 편하게 제작했으니까 조금만 답답함을 참으시면 될 거예요”


“어... 진짜 가면을... 쓰는 거네요”


당황했다.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나를 어떻게 디즈니랜드 체험을 시켜줄지도 궁금했었는데, 설마 가면도 씌울 줄이야..

그런데 가면?

설마?

“설마, 막 스톰트루퍼... 그런 복장은 아니죠?”

스타워즈의 몸을 완전히 가리는 그 하얀색 전신 슈트, 유튜브 보니까 디즈니월드의 많은 캐스트분들도 그걸 입고 있었는데, 내 생각에 그거라면 완전히 신분을 가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엘사가 스타워즈 갑옷을 입는다니.. 비주얼이 안 좋은 의미로 엄청날 것 같다

그리고 전신 슈트의 답답함은... 정말 끔찍할 것만 같은데


“어우, 아니에요! 감히 우리 엘사님에게 그런 걸 입히려는 상상을 하겠어요!”


“맞아요! 옷은 아주~ 이쁜 거로 준비해두었습니다!”


‘휴…’

다행스러운 한숨을 쉬자

내 기분을 들었다 놨다 하는 세명은

설렘으로 두근거리는 얼굴을 하고 한쪽에 커튼으로 가려진 옷장 같은 곳으로 움직였다.


그리곤 서로 눈빛을 교환하고는 말했다


“저희가 오늘 엘사님을 위해…!”

“준비한 옷은..!”


엘사를 만나서 그런가, 텐션이 흘러넘치다 못해 터져 나오는 세명, 두구두구두구 입으로 타이밍을 재더니


확! 하고 커튼을 걷으며 내부의 불을 켰다.


위에서 쏟아지는 조명 아래,

마네킹에 입혀져 있는 그 옷은…



“... 아,안나?”



“네! 대관식 안나 공주님 복장입니다! 짠!”


“<허, 헐…>”


당황스러움에 한국어가 튀어나왔다.


한눈에 보기에도 초록빛 드레스는 퀄리티가 훌륭한 것으로 보였지만, 그럼 나는 오늘 내내 안나의 드레스와 가면을 쓰고 월드를 쏘 다니는 건가?


“그리고 여기 가발도 준비되었어요!”


나는 그 말에 눈을 감고 이마를 탁 쳤다.


클로이가 말한 특별한 옷은 정말 예상치 못한 게 맞았다.

... 그래 스톰트루퍼보다는 훨씬 편하고 예뻐서 다행이었다.


-----------


아, 드디어 디즈니랜드...

쌓아두었던 아이디어, 팬심 폭발할 시간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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