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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현대] SNS 퀸 엘사 프롤로그(1화,2화)

chall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1.13 00:31:03
조회 766 추천 21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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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동안 차근 차근 써오다가 오늘 엘사 홍메박 등장까지 써서 올려봄

추천하고 댓글 부탁!

수정///너무 길어서 자름


[Ahaa-ahaaa~!]
정령의 목소리가 들리던 그날, 나는 엘사가 되어버렸다.
엘사의 모습으로 SNS,유튜브,디즈니랜드까지

3~5화 :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frozen&no=3650901


6~7화 :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frozen&no=3651077


8화 :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frozen&no=3651653



<프롤로그>


징조는 있었다.


겨울왕국의 오랜 팬이여서 2편이 개봉하자마자 본 뒤

영화에서 엘사에게만 들리던 정령의 목소리가 나에게도 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 들렸던것은 영화가 끝난 직후, 상영관 안에서 들렸기에 눈치채지 못했다.


[Ahaa-ahaa~]


영화관 스피커 소리와는 다르게 바로 옆에서 서라운드로 들리는 실감나는 목소리였기에 무슨 사운드X같은 고음질의 스피커인 줄 알고 감탄했지만

두번째는 돌아오는 길에서 들려 설마하고, 세번째는 자취방에서 혼밥하고 있을때 들려와 심각성을 깨달았다.


아, 내가 기나긴 십덕생활 끝에 미쳐버렸구나


듣기좋은 고음이라고 해도 한시간 꼴로 쉬지 않고 들려오는 탓에 정신이 노이로제에 걸릴 것 같아 어떻게든 해결하기 위해 별짓을 다 했다.

헤드폰을 쓰고 중독성있는 팝송을 계속 들어보거나 바닥에 딱 정좌를 하고 명상을 하는둥 최선을 다해 문제의 근원인 겨울왕국으로부터 정신을 때놓을 애써보았지만.


[Ahaa-ahaaaaa~!]

"...듣기싫어어!"


아무리 큰 소음이 있어도 정확하게 머릿속에 박히는 A사운드는 한시간마다 빠짐없이 들려왔다.


“후우우…”

나는 한숨을 푹 쉬고 최종 해결책으로 생각하던 정신과를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대체 의사에게 뭐라고 말해야할지…


'겨울왕국에 너무 과몰입한탓에 Ahaa-ahaa~ 아시죠? 그게 매 시간마다 머릿속에 울려퍼집니다 사방에서 고음질로요!'

오 세상에 너무 십덕같아


의사가 보낼 그 안쓰러운 눈빛을 생각하면 마음에 짐이 하나 생겨난듯하다.


그동안 하고 있던 커뮤니티에도

[영화 본 뒤 머릿속에서 요정님 목소리가 들린다]라고

현 상태를 장문의 게시물로 써보았지만 돌아오는 거라곤

—구라치지 마셈

—응~ 과몰입 ㅅㄱ

같은 불친절한 댓글 뿐이었다.


"도움이 될리가 없지...일단 잠이나 자자"

사실 도움따위는 별 기대하지 않았다. 오히려 약간의 우월감으로 글을 썼다고 할까. 조금 추하지만, 너희는 못 듣지? 옆에서 속삭이는 정령님 목소리.


[Ahaa-ahaa~!]

호랑이도 부르면 온다고 조용한 방에서 울려퍼지는 깔끔한 고음,잘못 말했다. 속삭이는게 아니라 숙면도 깰 정도네,세상에


나는 다시 한숨을 내쉬고 나서 몸을 짓누르는 피로감을 느꼈다. 저녁먹은 뒤 부터 소리를 지워본다고 뻘짓을 하느라 밤도 깊어졌고 1회차는 역시 최고의 스크린으로 보겠다고 멀리 용아맥까지 간 탓에 피곤이 산더미같이 쌓여있었다.


“자면..”


수면으로 기대할 수 있는 가능성이 떠올랐다.

어디 뇌과학을 보면 우리가 자는 동안 무의식이 오늘 있었던 기억을 분류해서 처리한다고 하지 않았었나? 그거면 이 과몰입 상태도 어떻게 해결되지 않을까?


나는 너무 피곤했기에 대충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정령의 목소리를 해결하겠다고 어지럽혀진 방을 대충 치우고 침대에 누웠다.


"아,맞다 대관..."


눕고보니 영화보기 전까지 꼭 신청하겠다고 다짐한 겨울왕국 2 싱어롱 대관이 생각났다. 대관 신청 게시물이 12시 22분에 올라온다고 예고한 것이 생각났다.


개봉 직후 처음 진행하는 싱어롱이자, 대관 상영회이고,

주최하는 총대가 커뮤니티에서 워낙 네임드 였는데 개봉 전 부터 영화관 관계자와 이야기를 다 해두었다고 공지했었다. 오늘 개봉하자마자 모집하고 바로 다음주 일요일에 대관을 진행하는 속도는...정말 겨울왕국에 미친 사람 같았다.


그리고 영화가 끝난 뒤 나눔도 거의 백만원치를 한다고 하니, 꾸준히 커뮤니티에 방문하는 엘사 골수팬인 나로써는 도저히 놓칠 수 가 없었다.


‘아니...미친건 나지, 한번 본 영화인데 얼마나 심각했으면 환청이 들려올까’


아, 생각해보니 이정도로 과몰입한 상태에다 대관에서 겨울왕국뽕을 주입하면 상태가 더 심해지지 않을까 ?


환청이 아니라 환영 정도로 말이다.


"엘사 환영…? 미친, 그건 이득인 부분인데?"


이득이고 뭐고 내 정신에 문제가 생기는건 확실해보인다.


자고나면 환청이고 뭐고 괜찮아지겠지...뇌과학 믿습니다!

나는 누운채로 핸드폰으로 대관 참여 설문과 입금까지 한방에 해결해 보이고

어쨌든 오늘 즐거웠던 겨울왕국의 이야기를 떠올리며 눈을 감았다.

엘사...안나...사만다...


...다른 생각, 다른 생각~




나는 그렇게 아무 진지함도 없이 잠에 빠져들었고


지옥같은 그 밤이 찾아왔다.



"...으 ...아아.."


아프다 너무 아프다.


갑자기 쏟아지는 고통에 잠에서 화들짝 깼다.


미친듯이 비명을 지르고 싶었지만 가위눌린 듯 온몸을 움직일 수 없어 목구멍에서는 쥐어짜는 소리만이 흘러나왔다.


열이 펄펄끓었다 그야말로 온몸이,근육 뿐만이 아니라 몸속 내장까지 쪼이고 늘리듯이 찢어지는 격통이 찾아왔다.


식은땀이 줄줄 흘러나와 몸과 잠옷을 적셨고, 심장은 격하게 뛰었지만 너무나도 아픈 고통에 신경 쓸 수 도 없었다.

처음 겪어보는 수준의 통증에 일초가 몇시간 같았고 통증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으...으ㄱ..!"


터져나온 비명은 작았다.

그러다 쿵,하고 침대에서 격하게 떨어지면서 새벽에 큰 소리가 났다.


하지만 지금 있는곳은 다들 혼자사는 자취방이라 찾아올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시,발...자취하지 말껄'

후회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적어도 집에 있있으면 가족들 중 누구라도 왔을텐데

어째서 갑자기 이렇게 아프다니,눈물이 줄줄 흐르면서 눈앞을 가렸다. 정말 죽음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얼굴을 넘어 머리끝까지 올라오는 통증을 느끼며 마침내 정신을 잃고 말았다.



•••••••••



"으음…"


눈꺼풀너머로 쏟아지는 빛이 느껴졌다.


빛이 망막을 비추자 점점 정신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눈을 가늘게 떠 커튼의 틈 사이로 쏟아지는 햇빛을 바라보았다.


‘아침...인 건가?’


쏟아진 빛이 잠에 취해 있던 눈을 찌르는듯해 손으로 눈을 가렸다가,이내 정신을 깨기 위해 몸을 일으켰다.

아주 오랜잠을 자고 일어난듯 머리가 멍 해서 침대에 걸쳐앉았다.


점점 돌아오는 기억에 갑자기 얼굴을 찡그렸다.


‘분명 어젯밤 엄청나게 아팠던것 같은데…’

그 고통스러웠던 기억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환상통이 조금씩 찾아왔다.


“읏,”


잠깐 찾아온 고통과 함께 정신이 들기 시작하자 눈앞에서 얼굴을 간지럽히는 치렁치렁한 머리카락이 신경쓰였다.


눈가를 찌르는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대충 치우며 중얼거렸다.


“뭐야, 왜 머리가….어?”


목소리가 이상했다.


“아,아—아!”


여자목소리,그것도 일반적인 목소리보다 앏고 뾰족한 목소리였다.나는 손을 들어 목젖을 더듬어보았다.


툭 튀어나왔던 것이 사라지고 매끄럽고 부들부들한 느낌의 피부만이 손끝에서 전해졌다.


“이게 뭔..!”


나는 지금 이 영문을 알 수 없는 상황과 어제 밤의 그 고통의 원인이 연관있음을 직감적으로 깨닫고 쿠당탕 거리며 서둘러 화장실로 달려갔다.


그리고

스위치를 누르고 환한 거울을 바라본 나는 그대로 굳었다.


“세상에…”


거울속에는 현실로 튀어나온 엘사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거울 속 그 모습을 정신없이 바라보았다.


새하얀 흰 피부

끝이 살짝 처진 긴 눈썹과 속눈썹,

푸른빛 눈망울의 벽안

그 눈은 애니메이션 보다는 작아졌지만 현실에서 보기 어려운 큰 크기였고

눈 아래엔 포동포동한 볼살과 옅은 주근깨가 귀엽게 자리하고 있었다.

누가봐도 성인 여성의 얼굴 비율은 아니었지만 귀여움과 성숙한 카리스마가 공존하는 듯한 얼굴은 비록 보라색 아이 섀도우 메이크업은 없었지만, 디즈니 최고 미녀로 손꼽히는 엘사만의 매력을 뽐내고 있었다.


머리카락은 비록 땋아있지 않았지만, 웨이브 져 내려왔고 새하얗게 눈이 내려앉은 듯 은빛이 섞인 백금발은 엘사가 각성한 뒤의 치명적인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턱 어깨 가슴까지 찬찬히 내려다 보았다.

옷은 그동안 수도없이 돌려봤던 1편의 Let It Go 이후 입고있던 그 푸른색 드레스였다.


슬림한 핏과 오프숄더의 드레스는 엘사의 큰 키와 날씬한 몸매를 돋보여줘 정상급 모델의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또한 빛을 받아 작게 반짝거리는 푸른빛 은가루와 눈꽃 장식은 눈의 여왕이라는 컨셉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었고 어깨에서 바닥까지 내려오는 레이스 망토는 부족한 공간감을 채워주고 있었다.


“와,와우…!”


내가 말함과 동시에 거울속의 엘사의 입술이 움직이자 충격으로 멍해졌던 머리가 돌기 시작했다.


“내가...?”


나는 하룻밤사이에 엘사가 되어있었다.




처음에 하룻밤이라고 생각했던 그 고통스러운 밤은 알고보니 기절한 뒤 시간까지 합해 거의 이틀에 달하는 시간이었고, 그동안 나는 내리 차가운 바닥에 누워있었다.


다행이 몸이 재구성되면서 잔병치레가 사라진건지 컨디션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고, 오히려 여왕님의 몸으로 급변하면서 아주 건강해지고 힘도 온몸에서 솟구쳤다.


아토할란 수십미터에서 떨어져도 멀쩡하던 정령님의 강인함...


아무튼 그런 건강한 신체와는 다르게 머리는 현실파악이나 대책을 고민하면서 스트레스가 조금씩 쌓여갔다.


물론 그 스트레스는 거울 속 아름다운 엘사의 미소만 한번 본다면 씻은 듯이 사라졌지만,고민이 한 두가지가 아니어서 여러모로 머리가 아팠다.



상황파악을 하는도중 몇가지 중요한 사실들을 알아냈다. 일단 국가에서 발급한 신분증이나 여권, 그리고 은행 계좌의 이름들과 사진이 모두 엘사로 바뀌어있었다.


몸뿐만 아니라 다른것들도 바뀌었다니.

이미 바뀐 시점에서 판타지이지만, 이정도면 거의 그동안 보았단 영화나 소설 수준의 변화이다.

몸이 바뀌면서 어린시절 기억들도 수정되던 여타 소설들의 설정들이 생각났기에, 설마해서 앨범의 사진들을 찾아 보았지만, 다행이도 지금까지의 사진이나 주변사람의 기억들은 예전의 내 모습 그대로였다.


아니 바뀐 것이 편할지도 모르겠다.

어린시절도 과거도 없이 갑자기 현실에 등장한 캐릭터라니, 비밀기관에 잡혀갈 것 같았다. 앞으로 과거에 대해 의심 받는 건 조심 해야 한다.


기억의 수정같이 없이 전산망의 데이터만 바뀌었기에 이정도는 과학으로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애초에 신체가 재구성된 시점에서 현대 과학으로는 절대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어 더 이상 변화의 원인에 대해 고민하는건 그만두었다.


어쨌든 그렇게 포기와 납득의 과정(?)을 거쳐 그 다음은 이제 이 얼굴과 몸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일단 최근에 완전히 독립해 가족과 연락은 거의 안해 주변에 해명해야 하는 가장 어려운 문제가 뒤로 미뤄졌다.


그리고 앞으로의 생계, 만약 이 모습으로 원래의 내가 최근 몇 개월간 해왔던 편의점 알바에 출근한다면...


그대로 그 모습이 sns를 타고 한국의 수많은 겨울 왕국 팬들이 (내 생각에는 외국에서도 찾아올 수 있을것 같다) 우리 편의점으로 몰려올 것 이고, 내가 몰려오는 사람들에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뒤 뒤늦게 알바를 그만두어도, 편의점 사장님께 돈을 주어서라도 집 주소를 알아내겠지


‘요즘 세상에 이정도는 당연하지’


덕중의 덕 진짜배기 덕후들은 정말 경계해야 한다. 아직도 거울을 볼때마다 심장이 벌렁벌렁하는 마성의 외모인데, 그렇게 sns에 올려진 사진으로라도 현실로 튀어나온 엘사를 한번만이라도 본다면!

아마 날 납치하려고 할지도 모른다.


단순히 편의점에 나갔을때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이지만 이정도는 앞으로 당연하게 생각해야할 것 같다. 무서운 세상이다, 진짜.


그래서 이 얼굴을 밖에서는 숨기고 집안에서만 공개하며 돈을 벌기 적당한 수단으로 [인터넷 1인 방송]을 잠시 생각했지만

엘사라는 초월적인 매력을 가지고 나를 보호해줄 어떠한 기업이나 자본도 없이 그런짓을 하다가 단 하나라도 잘못된다면, 아주 큰일날 가능성이 컸다.


대충 상상해 본다.

배달음식을 받을때 배달원이 알아본다던가

방송 플랫폼인 스트리밍 기업에서 사심이 가득하거나,외부로부터 돈을 두둑하게 받은 직원이 퇴사와 징역을 무릅쓰고 내 계좌번호를 따라가본다던가…


처음에는 화제성으로 잘 굴러거는 것 처럼 보일지 몰라도 시간이 지나면 그 끝에는 감금되어있는 내가 보인다.


역시 답은 하나뿐이다

세계 최고의 이야기 제국 디즈니

현시대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기업인 디즈니의 정직원 뿐이었다.


그 디즈니에서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고 가장 아름다운 캐릭터인 엘사가 되다니…

머릿속에서 인생 역전의 밝은 미래가 다시 한번 찬란하게 빛났다.


이미 바뀐 뒤 부터 셀 수 없을정도로 신에게 감사를 올렸지만, 그때의 그 고통에 비해 돌아온 이 은혜는, 너무나도 부족한 값을 치룬 느낌이다 감사는 몇번을 해도 모자르다.


신님! 고마워요! 사랑해요!!!


오늘의 감사 기도를 올린 다음 본론으로 돌아왔다.

디즈니 정직원...디즈니 캐스트.

거기까지 생각이 닿자 나는 바로 언젠가 sns에서 엄청난 이슈가 되어야할 필요성을 느꼈다.


sns 핫 트렌드로 얻을 리스크와 이득을 생각해 보았을때 이득이 압도적이었다.

그놈의 납치(?) 도 어느정도 계획을 세워야할 시간이 있어야 가능하고, 준비해야할것도 많을것이다.


하지만 마침 전세계적으로 불타고있는 겨울왕국이기 때문에 지금 엘사의 모습으로 인스타,트위터에 사진 한장만 올려도 관심이 폭발 할 것이다.


#엘사 평상복 #현실엘사 그런 것 만으로도


때문에 아주 단기간에 관심을 불러올 수 있고 그걸로 아주 빠른 속도로 디즈니와 접촉한다면!


위험할 새도 없이 미국으로 떠나고!


디즈니 정직원이 되어서 디즈니 랜드에서 캐스트로 활동하거나, 방송 출연으로 여러가지를 하면서 디즈니에게 있어 아주 중요한 위치에 설 수 있을 것임을 기대할 수 있었다.

아마 겨울왕국의 실사화는 거의 확정이 아닐까?


하지만 역시 약간 꺼림칙함도 존재한다

최근 21세기 폭스를 합병하면서 헐리우드의 콘텐츠 괴물이 된 디즈니가 넝쿨째 들어온 나를 앞으로 엄청나게 굴려먹을걸 생각하면...

역시 입이 쓰다.


하지만 여러 책에서 소개하듯 경영철학이 확고한 디즈니이기에,메인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인 나는 어떤 인적자원 보다도 소중한 존재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무작정 굴리지도 않을 것 같고


결론을 내린 나는 주먹을 꽉 쥐고 앞으로 찾아올 수많은 관심과 새로운 기대감에 입꼬리를 올렸다.


사실 이렇게 혼자 살다보니 사람들의 관심이 아주 고팠다.


‘아...상상만으로도 행복해’


그렇게 혼자사는 작은 자취방에서 전신 거울을 보며, 크흐흐 하고 웃는 그 미녀의 모습은...누가봐도 요정이 아닌 마녀로 흑화한 엘사였다




뭐, 그런 중요한 생각을 거치며 그녀가 대략 9일간의 준비와 고심 끝에 도착한 곳은 홍대.


금발 벽안의 미녀는, 지하철에서 지상으로 이어지는 에스컬레이터 위에서 곧 찾아올 함성을 상상하며 자아도취에 빠져있었다.


금발에 훌륭한 비율까지....원래 엘사는 한국에서 엄청나게 눈에 뜨일 비주얼이지만, 얼굴을 크게 가리는 마스크와 후드를 깊게 눌러쓰고 롱 패딩으로 단단히 노출을 방지하고 있어 마스크 위에 드러난 벽안 빼고는 머리카락 한올 바깥으로 드러난 부분이 없었다. 덕분에 지하철에서도 한쪽 구석에서 조용히 올 수 있었다


엘사로 변하게 된 뒤부터 신기하게도 추위를 전혀 타지 않게 되었기 때문에 롱 패딩은 그냥 위장복에 불과했다. 길고 두툼한 옷은 모델급 비율을 자랑하는 엘사의 몸을 성공적으로 가려주었다.


에스컬레이터에서 나와 오래간만에 와보는 홍대의 거리를 바라보았다.

깔깔 거리며 몰려다니는 고등학생들부터 손을 꼭 잡고 데이트 나온 대학생 커플까지, 일요일의 홍대 거리는 아주 복잡했다.


12월이 찾아왔는데도 다들 한창 멋을 부리느라 패딩도 마다하고 얇은 겉옷, 치마를 입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나도 지금이라도 당장 온몸을 감추고 있는 롱 패딩을 벗어던지고 싶은 욕구가 솟아올랐지만. 그대로 인파에 도망도 못 칠 까봐 마음을 다잡았다.


오늘은 첫 외출이다.


얼굴이 바뀌는 많은 소설들처럼 모습이 바뀌고나서, 바깥에 옷을 사러 다니는 것도 하나의 클리셰로 자리 잡아있지만, 엘사는 그것과는 차원이 다른 인지도를 가지고 있었고 현실 감각도 어느 정도 있었다.


그래서 처음 바뀌었을 때부터 인터넷으로 화장품, 옷, 속옷 등 필요한 생필품들은 모두 방 안에서 해결했기에 엘사의 모습으로 밖으로 나오는 건 오늘이 처음,

집안에 갇혀있었던 탓인지 오래간만의 바깥공기가 정말 상쾌했다.


나는 손을 들어 손등을 바라보았다. 장갑을 끼지 않아 차갑고 건조한 바람에 그대로 노출되어있는 손이었지만, 가늘고 곧게 뻗은 아름다운 손가락은 추위를 전혀 타지 않았다.


추위가 없는 사람, 나는 혹시나 이게 무감증에 가까운 걸까 싶어(무감증은 몸의 위험을 알리는 경보가 사라져 심각한 문제다.) 냉동실에 있던 얼음으로 손의 혈색이 변하는지도 테스트해보았다.


다행히도 2편 처음에 소개되는 올라프의 녹지 않는 코팅이란 설정처럼 열을 빼앗기는 걸 막아주는 것이라 안심했다.


그런 마법적인 설정들도 구현이 되어있는걸 보고, 설마 하는 마음으로 몇 시간 동안 엘사의 능력을 써보려 애써보았지만, 추위에 면역인 것 빼고는 다른 능력은 발현되지 않았다...


능력으로 단번에 Let it go 파트에서 솟아오르던 얼음 궁전을 작게라도 내 손으로 지어볼 수 있을까 했었는데 여러모로 아쉬웠다.


또한 영화에 나오던 엘사의 옷도 대부분 능력으로 만들어졌기에 옷을 만들어내는 것도 불가능, 처음 깨어날 때 입고 있었던 1편의 푸른 드레스 빼고는 엘사의 옷은 단 한벌도 없었다.

일주일의 시간 동안 온라인 쇼핑몰에서 밖에서 입을 재킷과 슬랙스, 스커트 등을 통장을 털어가며 준비해두었지만, 오늘은 엘사 본연의 캐릭터성이 중요할 것 같아 엘사의 드레스를 준비해 두었다.


아, 물론 지금 패딩 속은 평범하게 청바지와 후드 집업의 캐주얼 복장이다. 나중에 종이 상자에 잘 포장된 드레스로 갈아입어야 한다.


드레스가 담긴 가방에는 그것 말고도 이번 작전(?)에 필요한 장비도 한가득 들어있었다.


"히힛..."


꽤나 신중하게 준비했기에 앞으로 벌어질 일들이 그대로 머릿속에서 그려지며 웃음이 튀어나왔다.


아...상상만으로도 이렇게 즐겁다니


'역시 나 관종 맞지?’


평소엔 생각해보지 못한 욕구가 가슴속에서부터 흘러나오고 있었다.


나는 처음 엘사의 모습으로 사람들 앞에 나선다는 생각에 신이 나서 메가박스 건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나의 SNS 프로젝트, 그 첫 번째는 홍대 메가박스의 대관 이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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