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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갤문학 / 릴레이] 정령전쟁 4

QueenANN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1.02 23:13:34
조회 911 추천 41 댓글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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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작가분들과 독자갤러들이 이해하기 쉽게 현재 세계관을 정리해봤습니다. 1화 작가님...이상한 점 있으면 알려주세요.


3편 링크)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frozen&no=3493387&exception_mode=recommend&page=1



<정령전쟁 4>


“Wait, What? 누구 마음대로?”


“안나!”


이제 막 이자벨라의 입이 열리려던 차, 안나는 앞을 막으려던 엘사를 제치며 악질 방화범에게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이자벨라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마을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고도 입 놀릴 자격이 된다고 생각하나 보네.”


“난 누가 내 말 끊는 거 참… 싫더라.”


“우린 이런 끔찍한 불장난을 더 싫어하는데 말이지. 아마 지금 당신이 저지른 짓을 형량으로 따지면 저 첨탑 감옥에서 1급 노예로 좀 오래 썩어 있어야 할 거야.”


이자벨라는 어느새 자신 앞으로 한 뼘 앞까지 다가온 안나에게 미소로 화답했다. 손 끝에서 서서히 발하는 붉은 섬광을 숨긴 채로. 안나도 주먹을 불끈 쥐었다. 안나가 가까이서 마주한 이자벨라는 원한과 분노로 가득 차 있는 다홍색의 두 눈이 매섭게 빛나는 여인이었다.


이자벨라의 머리칼은 자신의 머리칼보다 더 붉었고, 엘사보다는 약간 더 나이가 있어 보였다. 얼굴 군데군데 파인 흉터 같은 것들이 그녀가 아렌델이 아닌 곳에서 어떻게 살아왔는지 알려주는 듯했다.


“당신, 도대체 정체가 뭐죠?”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한 엘사는 안나의 뒤에서 경계태세를 풀지 않았다. 만약 저 여자가 안나에게 아주 작은 상처라도 남길 기미를 보인다면, 그전에 재빨리 심장에 얼음조각을 박을 준비가 되어있었다.


“하도 재촉하길래, 내 얘기를 좀 하려고 했잖아. 이 깜찍한 여왕님이 내 입을 막으려 하기 전까지 말이야.”


“미안하지만 가급적이면 한 단어로 얘기해 줄래? 우린 빨리 사람들을 구하고, 마을을 돌려놔야 하거든.”


안나가 불쑥 끼어들었다. 곧이어 숨 막히는 정적이 흘렀다. 이자벨라는 굳은 표정으로 자신의 심장을 노리는 여인을 날카롭게 응시했다. 다루는 마법의 성질은 완전히 반대이지만 자신과 닮은 구석이 묘하게 있었다.


참 신기해, 이 더러운 왕가의 핏줄에 같은 힘이 숨겨져 있다는 건. 축복인 걸까, 저주인 걸까. 어찌 되었든 이자벨라가 무심코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이 수적으로 불리하다는 자명한 사실과 임팩트 있는 환영인사로 이만하면 충분할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구원자.”


이자벨라가 침묵을 깨고 마침내 입을 열었다.


“뭐?”


방화범을 죽일 듯이 노려보던 안나는 처음으로 당황한 기색을 비쳤다.


“무슨 뜻인지는 곧 알게 될 거야. 다들 말 많은 걸 싫어하시니 원, 아무튼 만나서 반가웠어. 조만간 또 보자고. 안녕, 예쁜이들.”


“잠깐! 어딜…”


“안나! 조심해!”


이자벨라 손끝의 섬광이 점차 커지더니 이자벨라를 중심으로 몸집의 수 십배만큼의 불기둥이 땅에서 솟아올랐다. 근처의 지축을 뒤흔드는 진동과 함께. 그 충격으로 안나가 잠시 튀어 올랐으나 재빠르게 둘 사이에 빙벽을 친 엘사의 반응으로 화염이 안나를 덮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그리고 안나가 땅에 떨어지기 직전, 먼저 뛰쳐나간 크리스토프는 간신히 안나를 받아낼 수 있었다. 솟구쳤던 불기둥은 잿불을 남기며 형체가 흐릿해지고 있었다.


곧바로 이자벨라를 제압하러 온 아렌델의 경비병들도 뒤늦게 도착했으나, 아렌델 역사 상 최악의 테러범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잠시 기절한 안나를 부축하며 엘사는 아렌델에 새로운 위기가 도래했음을 직감했다. 그것은 어쩌면 왕국의 존폐를 결정할 수도 있는 문제라는 것을. 입술을 꾹 다물고 깊이 생각에 잠긴 엘사를, 크리스토프는 그저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



때마침 노덜드라에서 휴양 차 건너와 있던 바위 거인 하나 덕분에 아렌델의 복구는 빠르게 진행되었다. 크기가 궁궐만 한 바위 거인을 처음 보는 아렌델 사람들은 걱정을 덜어주기 위한 엘사의 말에도 두려움을 쉽사리 거두지 못했으나, 부서졌던 건물들이 하루가 채 안되어 모두 세워지자 그제야 경계를 풀기 시작했다. 그 외 각종 기자재와 가구들을 운반하는 것은 게일과 녹크의 몫이었다.


궁으로 돌아온 엘사는 오랜만에 가슴이 답답함을 느꼈다. 아토할란에서 죽을 고비를 넘기고 온 뒤부터는 거의 없던 일이었다. 사실 크리스토프가 오기 전 카이를 포함한 내무대신들과의 회의 (안나가 불가피한 사정으로 정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 엘사가 대리인으로서 참가한 것이다)는 전혀 집중할 수 없었다. 그 날 이후 멈췄던 환청이 다시 들리는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그건 이제는 좀 잠잠해지겠지, 하는 그릇된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했다. 아무리 자신이 아렌델을 떠나 있어도, 정령으로서 안나와 멀어지려 해도 주어진 운명은 결국 주위 사람들에게 또 다른 시련을 겪게 만들고 있지 않는가. 평정심을 유지해왔던 엘사의 정신 깊은 곳에서는 점차 메우기 어려운 틈이 벌어지고 있었다.


복잡한 생각에 삼켜지며 엘사의 호흡이 가빠질 무렵 엘사를 다시 현실로 돌아오게 한 것은 카이의 다급한 언성이었다. 자신이 여섯 번이나 엘사의 이름을 불렀는데, 대답이 없었기에 소리를 높인 것이었다. 엘사는 그제야 카이에게 사과 아닌 사과를 할 수 있었다.


“… 특별한 일이 생기시면 언제든지 부르십시오. 보고는 이쯤으로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수고했어요, 카이. 오늘 하루 피곤했을 텐데, 일찍 들어가서 쉬어요.”


엘사는 애써 침착한 척 그에게 옅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카이가 돌아가자, 곧바로 크리스토프가 들어왔다. 엘사가 정신을 차리기 위해 고개를 세차게 저으며 벌떡 일어났다.


“크리스토프, 안나는요?”


“이제 막 깨어났어요. 말도 할 수 있고요, 당장 언니를 보러 가겠다는 걸 저랑 왕실 의사가 겨우 말렸어요. 의사 말은, 음, 아직 안정을 취해야 한대요. 다행히 이미 많이 안정된 것 같지만.”


“휴….”


크리스토프의 말에 엘사는 다리에 힘이 풀린 듯 의자에 털썩 앉았다.


“엘사? 괜찮아요?”


“네… 뭐… 보다시피요.”


엘사는 긴장 끝에 결린 어깨를 몇 번 두드리고는 문득 고개를 돌려 창 밖을 바라보았다.


“알다시피, 안나는 자기도 모르는 비밀이 있는 걸 참을 수 없어해요.”


“당신은 알고 있었나요?”


크리스토프가 조심스럽게 엘사에게 물었다. 엘사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이번에는 진짜 몰랐어요. 어릴 적부터 방에 갇혀 살면서 궁에 있는 모든 책을 다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부족했었던 건지. 노덜드라에 다시 돌아가면, 가장 오래된 역사서부터 쭉 다시 읽어봐야겠어요. 특히 할아버지 편부터는 이미 세 번은 더 읽은 것 같지만요.”


엘사는 지끈거리는 머리가 붙잡았다. 크리스토프는 그런 엘사를 바라보곤 뭔가 할 말이 생긴 듯 입을 옴짝달싹 거리며 말했다.


“음.. 이건 당신이나 안나에게도 무례한 질문일 수도 있지만.”


“무례하면, 안 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아, 아! 역시 그러는 게 좋겠죠? 그럴까요? 그럼, 들어가 볼까요?”


크리스토프는 머쓱한 듯 뒤통수를 긁적였다.


“풉, 농담이에요. 말해봐요. 그래도 나도 모르는 건 대답 못해줘요.”


엘사는 입을 가리고 살짝 웃으며 긴장을 잠깐 풀었다. 크리스토프 역시 멋쩍게 헛웃음을 짓고는 머뭇거리길 반복하다 마침내 입을 열었다.


“.... 정말 그 여자가 당신과 안나의 사촌....일까요?”


예상했던 질문이었다. 사촌. 엘사는 단 한 번도 자신과 피를 나눈 어떤 존재가 적어도 지금에 와선 안나 외엔 없다고 믿어왔다. 선대왕인 아그나르는 형제가 없었다고 했고, 어머니인 이두나 역시 그러했다. 따라서 자신들과 엮일 사촌 따위는 없다고, 애초에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기에 당연히 이런 일이 벌어질 줄도 몰랐다.


그러나 두 눈으로 똑똑히 보지 않았는가, 마법! 자신과는 달랐던, 그러나 자신의 힘과 대등한 수준, 혹은 그보다 우월할 수도 있는 힘. 무엇보다 아렌델을 위협하는 적이라면 문제가 된다. 그렇기에 엘사가 이자벨라의 존재를 인지한 이상, 그녀가 자신의 사촌임을 인정하고 말고의 문제는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이자벨라를 저지해야 한다.’ 이 하나로 귀결되는 해답에, 엘사는 자신이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이 떠올랐다.


“잠시 아토할란에 다녀와야겠어요.”


5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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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얘기? 어림도 없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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