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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소설]정령전쟁 - 1앱에서 작성

Act of true lov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12.29 21:3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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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the northwind meets the s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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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령전쟁 -1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



정령.


필경 역사서에는 그다지 어울지 않아 누군가의 소설에서나 나올법한 존재임에도 앞뒤로 서술될 아렌델의 굵직한 사건 그 이면에는 정령이 얽히고 설켜있다.


허나 그 사건들과 동 시간대에 창작된 예술들은 하나같이 같은 지향점을 표현하고 있기에 단순한 설화라고 치부하며 끝내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그 중에는 거의 사료에 비견될 정도로 사학계에서 인정받는 서적들을 비롯하여 가히 헤아릴수 없을 만큼 많은 자료들이 아렌델 국공립 도서관에 그대로 보존되어 그 진실성에 큰 힘이 되어주고 있으니까.


정령과의 연관 중에서 특히나 재미있는 부분은 누군가에게는 축복이요 또 누군가에게는 저주였던 정령의 관심이 아렌델 왕가에 마법사용자를 출현시켰다는 점이다.




세월을 넘어 이따금씩 출현하였던 '마법사용자'는 그 정확한 출처가 명명백백히 밝혀진 바는 없다지만 한가지 분명한 점은 옛부터 호사가들의 입에서 오르내리던 정령들이 아렌델 역사의 전면으로 등장하게 된 시발점은 루나드 시대의 야사를 비롯하여 아그나르 시대를 지나 이제 막 아그나르도티에 시대에 다다랐을 당시라는 사실이다.


........


정령왕 엘사 아그나르도티에. 그녀는 아그나르왕 사후 불과 3년이라는 짧은 기간동안만 왕위를 이어받았기에 사람들에게 언급될 여지가 부족하다는 사실은 부정할수 없다. 그 부분에 관해선 필자도 달리 이견이 없다.


하지만 숙련된 마법사용자인 동시에 아름다운 용모와 '정령소동' 등의 일련의 사건으로 기인해 눈의 여왕, 혹은 정령왕 이라 칭해졌으며, 같은기간 아렌델을 통치한 안나 여왕과 지금까지도 가장 굳건한 혈맹관계인 노덜드라인들의 동맹에서 가장 큰 축을 담당했다는 점은, 그리고 후술할 예정인 '​정령전쟁​'에서 가장 큰 활약을 보여줬다는 점은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할 그녀의 업적이다.


........



안나 아그나르도티에 여왕. 여러 사람들의 입에 섣불리 평가되기를 '안나 여왕의 정치적 이념'에 대한 내용을 먼저 손에 꼽게 마련이라 정작 그녀의 치세에 대한 내용은 뒷전이라지만 본 필자의 의견은 다르다.


아렌델의 전쟁사 중 능히 세 손가락에  꼽을수있는 '​정령전쟁​'. 그 이후에 비로소 그녀의 선정이 빛을 발했노라 평가하는게 마땅할지니 심지어 커다란 승리를 거두었음에도 전쟁 중 부상이라는 훌륭한 변명을 빌미로 아렌델의 적이었던 성왕 이자벨라에게 그녀의 왕관을 넘겨주었을 때, 아렌델의 진정한 태평성대는 드디어 그 힘겨운 첫걸음을 디뎠다고 말할수 있으리라.



이 무슨 재미있는 역설이란 말인가.



​반역자의 이름이 신의 축복이라니!
그리고 그 반역자에게 제왕의 풍모가 차고 넘쳤다니!​



필자같은 호사가에겐 이보다 더 유쾌한 일을 어디에서 또 찾을수 있을까. 먼 친척임에도 불구하고 왕권을 찬탈하려 했던 이자벨라 여왕에게 기꺼이 왕위를 이양했던 안나 여왕의 선견지명이 가히 형용키 어려울 정도로 빛났다고 표현한다면 과연 어느 만담꾼이 이 사실에 대해서 반박할수 있으랴.


기실 이유는 간단하다. 비록 전쟁을 일으켜 민심을 뒤흔들고, 왕위 찬탈을 시도했던 이자벨라 여왕임에도 그녀가 행한 선정과 업적만은 부인할수 없으니 때때로 그녀의 적통성에 의문을 던지는 사람조차 그 바래지지 않는 진실 앞에선 고개를 주억거리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녀가 강력하게 주창했던 군역, 조세 및 법률의 조정과 끝내 그녀가 이룩하지 못하고 남겨진 각종 조례는 비록 지금에서야 그 쓰임새가 다를지언정 시대의 흐름에 따라 수정되고 보완되어 아렌델 헌법의 초안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만은 그 어느누구도 부정할수 없을 것일테니.


그리고 영토는 어떠한가. 정령전쟁을 끝으로 강력한 전쟁반대의 행보를 보여 굳이 정복전을 하지 않았음에도 그녀의 그늘에 들어오려 점점 넓어지는 영토는 오늘날, 작금의 영토와 크게 차이나지 않다는걸 모두 알고있지 않은가?


오랜 옛날, 창세신화와 비견된다 칭하더라도 무방할 아렌국왕의 이야기와 더불어 사람들의 입에서 이름 앞에 '성왕聖王'이라는 칭호로 오르내리는 군주는 오직 이자벨라 여왕, 그녀가 유일한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안나여왕의 8년간의 짧은, 허나 능히 찬란하다 표현해야할 치세는 마치 씨를 뿌리듯 정령왕의 제위시절부터 시작되어 안나 여왕이 이어받아 성왕에게 끝맺음 지어지고 나서야 수확의 시대가 도래했다. 그 시절에 얼마나 많은 불세출의 명인들이 그녀의 그늘아래 지닌바 제 꿈을 펼쳤는가. 아무리 무거운 지붕을 올려두어도 흔들리지 않을만큼 땅의 디딤돌은 한없이 단단했고, 또 그 위에 놓인 기둥은 꼿꼿했다.



.......



루나드 왕에 대한 복수심으로 어머니의 성을 그대로 사용한 '이자벨라 루나드도티에'는 전쟁 직후, Family reunion이라는 의미의 '아이다르못'이라는 성으로 스스로의 성을 바꿨다는 점 역시 재밋는 부분이 아닐수 없다.


허나 성왕 이자벨라 아이다르못 여왕은 주변인들의 만류에도18년만에 스스로 왕관을 벗어버렸다.


18년의 짧다면 짧은 제위기간을 끝으로 안나 여왕의 장녀 '사만다 비요르그만도티에' 가 성년이 된 그 해에 거리낌없이 왕위를 이양한 뒤 북쪽 숲으로 돌아갔을 때, 숨가쁘게 달려온 그녀의 선정이 그제서야 비로소 올바른 마침표를 찍었노라 평하고 싶다.


.........



한가지 여담이지만 아렌델 왕가에 대한 사료들을 조사하면서 발견한 재미난 사실 중 하나는 아렌델 왕실에 대한 야사에서나 이따금씩 등장하곤 하였던 '정령 훈육관'이 진짜로 실재한다는 사실이었다.



일반인의 범주에선 이해할수없는 격세유전의 영향으로 정령왕과 성왕 둘 모두의 힘을 강하게 이어받은 사만다 비요르그만도티에 여왕의 유아 시절, 이자벨라 여왕의 간곡한 요청으로 엘사 전전전대 여왕에게 내려진 직책이 그 첫 걸음마라 할수있다.


그녀는 그 직책을 너무나 훌륭히 수행하며 그 기록을 일지로 남겨 두었기에 이내 이자벨라 여왕의 명으로 공식화 되었고, 책으로 남겨진 엘사 여왕의 일지는 그 모습 그대로 지침이 되어 많은 마법사용자들의 동량이 되었음에 그 경중이 적지만은 않다고 본 필자는 생각한다.


비록 세세한 내용까지 자세히 알수없었지만 지침의 첫번째 방법은 대략 이렇다. 우선 마법사용자가 태어나면 만약 그 아이에게 형제나 자매가 없을시에 엄밀히 선정된 동성의 아이 한명을 전용시종, 혹은 시녀로 삼아 마치 형제 자매처럼 자라나게 했다는 점이 실로 유쾌하지 않는가?


...........


그때 그 시절을 사람들은 '독수리가 대양을 횡단하기 전, 잠시 지친 날개를 쉬어가던 시절' 이라 표현하는 점은 심히 괄목할만한 부분이라 할수있다. 



[저자 아론 F. 밀러 (Aaron F. Miller)

'아렌델 사기에 대한 반박'

왕가편 제 5권 중 225-260페이지에서 발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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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렌델 근교의 어느 곳.

때는 이미 늦은 밤이었지만 작은 빈민가의 한 구석에는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남녀노소 저마다의 사람들이 횃불을 들고 한 곳을 바라보고 있었고, 그런 그들의 얼굴은 놀랍도록 싸늘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섬짓함을 느끼게 만들 정도였다.


그들의 시야 끝에는 어느 허름한 판자집이 있었다. 허나 그 모습이 실로 괴이한 이유는 모든 문과 창에 빠짐없이 나무로 막혀있다는 점 때문이 분명하리라. 사람들의 거친 숨소리와 이따금씩 들리는 타닥-거리는 횃불소리만 가득한 이곳에서, 은연중에 빈민촌의 촌장대우를 받는 한 건장한 노인의 입이 열렸다.


"이자벨라! 어서 인정하고 잘못을 빌어라"


쿵! 쿵!

무언가를 두드리는 소리에 뒤이어 들려온 목소리는 여성이었고, 미성이며 가냘팠지만 그보다 더 억울함이 가득한 목소리였다.

"도대체 몇번을 말해야 믿어줄텐가요?! 정말 내가 아니라고요!"

"독한계집..."


물과 음식없이 7일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인정하지 않다니. 저 저주받은 계집과 괴팍한 어미때문에 그들은 얼마나 많은 피해를 받았던가. 그동안 있었던 일련의 사건들은 전부 논외로 치더라도 얼마전에 벌어진 화재로 인해 노인네 한명이 결국 소사했던 일만은 결코 참을수 없었다. 그들도 오랬동안 감내했으리라.


다음의 희생자가 자신이 아니라는 보장이 어디있단 말인가?


주위사람들을 둘러보니 다들 고개를 끄덕거리는 그 모습에 생각은 더욱 확고해졌다. 허나 군중들 사이로 통스녀석의 얼굴이 보였다. 조용히 키득거리는 그 얼굴을 본 순간, 촌장의 머릿속으로 한가지 불안감이 번뜩였지만 애써 아무일 아니라 생각했다. 이미 화살은 시위에서 떠났고, 되돌리기에는 너무 늦었으니까.


또래보다 조금 작고 보기보다 제법 날랬던 이자벨라는 그 이유를 알수없는 기품있는 외모때문이었지는 몰라도 또래 아이들에게 제법 인기가 많았다. 그래서인지 원래의 골목대장이었던 통스녀석과 자주 충돌이 있었지만 단순한 아이들의 치기라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했다.


적어도 온 마을사람들에게 이자벨라의 비밀이 명백히 알려지기 전까지는, 적어도 노쇠한 한 노인이 불타 죽기 전까지는 아슬아슬한 줄다리기 속에서 평화는 유지되었지만 지금은 달랐다. 그들의 인내심은 이미 바닥을 드러낸지 오래되었다.




지난 7일간의 시간은 이자벨라의 애간장을 녹이기에는 이미 넘치는듯 충분했다. 스스로에 대한 걱정은 아니었다. 원래 몸이 약하셨던 어머니의 상태가 7일동안이나 아무것도 먹지 못해 점점 더 나빠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떠한 사유로 인해 이제서야 그녀의 한손 전체에서 겨우 불꽃을 피울수 있게 된 마법적 소양은, 그마저도 한번 시도하면 헥헥거릴 정도로 힘들었지만 지금은 그런 사정을 따질 상황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자벨라 그녀도 잘 알고있었다. 조용히 들어올린 손에는 불꽃이 피었고 이내 문으로 내질러질 찰나 어머니의 음성이 들렸다.


"쿨럭- 쿨럭- 이자벨? 그러면 안된단다. 사람들은 다시금 오해할꺼야"​


들려온 어머니의 사근거리는 목소리는 어떠한 힘이 깃들어 있었는지 이자벨라 손에 맺혀있던 마법의 힘을 사라지게 만들기에는 충분했었다. 신기하고 또 낯설다.


​실은 이자벨라의 기억속 그녀의 어머니는 그다지 좋은 사람만은 아니었다. 어딘가에서 축출된 왕녀였다는 괴소문을 뒤로 하더라도 주변사람들을 수군거리게 만들었던 어머니의 히스테릭은 이자벨라에게 역시 어김없이 쏟아져 내렸고, 또한 어머니는 무척이나 마법을 싫어해서 행여나 마법을 사용하려는 빌미라도 보일라치면 어김없이 따귀가 날라왔기 때문이다.​


허나 그런건 이제 다 괜찮았다. 요 근래들어 처음보는 어머니의 저 모습에 그동안의 모든 흠결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으니까. 이따금씩 어머니의 기침에 피가 섞여나와도, 그리고 이따금씩 아렌델 방향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눈물을 보여도 이젠 다 괜찮다고 분명 그렇게 생각했다.​


이제 십대 중반이나 되었을까. 아이답지 않게 한숨을 푹푹 내쉬던 아이가 드디어 문에서 떨어졌다. 순간, 모든 문과 창문이 막혀있어 너무나도 캄캄한 이곳에서 숫자 하나를 셈하듯 펴진 이자벨라의 손가락에는 촛불만한 크기나 되어보이는 작은 불꽃하나가 피워 올라왔다.

그다지 밝지는 않았지만 앞을 구별하기에는 충분했고, 그녀는 소리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려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흠칫 놀라고야 말았다. 바닥에 쓰러져 숨을 헐떡거리는 어머니의 모습이 거기에 있었으니까.



"아아... 나의 신데렐ㄹ.. 쿨럭- 나의 재투성이 공주님. 이제서야 내 두눈이 바로 떠지는구나....미안하고, 또 가련한 내 아가. 내가 너를 남기고 어찌 갈수있을까..."

"어...어머니? 제발 눈 좀 떠보세요"


마지막 생을 태우듯 점점 미약해지는 숨소리. 이자벨라의 손가락에 피어있던 작은 촛불하나가 사그러지는 모습처럼 점점 낮아지는 그 울림에 그녀의 심장이 내려앉았다. 허나 아직은 시간이 있었다. 다행이도 빈민가에는 의사선생님 한분이 계셨다. 자애심 넘치던 그분은 필히 도움이 되리라. 지금까지 그래왔듯 이번에도 그러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쾅! 쾅!


"알았으니까 문열어요!! 다.. 전부 다 인정할테니까 문 좀 열라고요!! 어머니가!! 의사 선생님을 좀...!"


콰직!


그 목소리에서 전해지는 절박함은 의사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했다. 허나 마을사람들은 그렇지 않았다는 점이 이자벨라의 큰 불행 중 하나였다.


줄곧 죄책감어린 표정으로 서있던 의사선생이 이미 정해진 규칙을 깨고 집으로 다가가려던 그 때, 이자벨라의 온 힘을 담아 내질러진 손으로 인해 문에 커다란 구멍이 뚫렸다.


이미 질려버린데로 질려버린 마을 사람들에게 그 모습에서 공포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며 손에 든 횃불을 판자집에 던졌고, 이내 불길은 피어올랐다.


결국 의사선생의 용기는 거기까지였는지 몇걸음 더 집으로 다가갔던 의사선생은 마을사람들의 손으로 질질 끌려나왔으며 의사의 발은 다시는 움직이지 않았다.



"아렌델... 아렌델이 보고 싶구나..."

"어머니!!"



아아.... 어머니. 당신은 어찌 그리 어리석으셨습니까.
무엇을 이룩하기 위해 당신축출되신겁니까....?
한 나라의 왕녀였던 사람의 끝이 병사도 아닌 결국 아사라니.
이 무슨 아이러니란 말인가.


자그마한 품으로 어머니의 머릿춤을 품었을때, 이자벨라는 그리 생각했다. 모든것이 꿈이리라. 바로 옆에서 보금자리를 태우고 있는 불길도, 또 딸이었던 그녀에게 조차 한번도 보여주지 않은 온화한 미소를 보이며 잠들어있는 어머니의 얼굴에서 점점 온기가 사라지고 있는 그 모습이 정녕 모든게 꿈이다.



​점점 더워지는 집안. 태어나서 단 한번도 뜨거움을 느껴본적 없는 그녀였지만, 어머니는 그러지 못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있는 이자벨라는 그녀의 품으로 어머니를 끌어 안았다. 오랫동안 목을 축이지 못하신 어머니가 행여나 목이 마르실까 열심히 그녀의 눈물로 적셔드렸는데 왜 어머니는 눈을 뜨지 않으실까. 왜 어머니의 가슴은, 심장은 움직이지 않을까​.​


"아아...아렌델..."​


끝없이 흘러내리던 눈물이 순식간에 증발되어 사라졌다.



"아렌델!!!"



​순간, 이자벨라의 ​소중한 보금자리에서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그 자리에 있던 모두에게 빠짐없이 내려진 폭발은 집으로 되돌아가려던 빈민가의 사람들을, 잔뜩 찡그린 표정으로 이자벨라의 집을 바라보고 있던 의사에게로 어김없이 들이닥쳤다.
​ ​

.
.
.


얼마의 ​시간이나 더 지났을까. 누군가의 보금자리였던 집도, 그리고 감히 불의 마녀를 불태워 죽이려한 어리석은 사람들마저 모든 것이 재가 되어 사라진 이곳에서 그것들의 재를 뒤집어쓴 신데렐라는 깨어났다. 그 모습은 실로 재투성이 공주다운 모습이리라.




자 모두들 보아라.
증오심으로 가득한 불의 마녀가 깨어났도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이 생긴 그녀의 머리속은 점점 명료해졌다. 우선은 그녀의 겉옷을 벗었다. 그리고는 어머니가 손수 지어주셨기에, 비록 낡고 군데군데 해졌음에도 진심을 다해 아꼈던 옷으로 바닥의 재를 바들바들 떨리는 손으로 담기 시작했다. 버스럭거리는 검은색 재와, 누구인지 알거같은 하얀색 재를 말없이 담고있는 이자벨라.


어머니의 성을 그대로 이어받은 이자벨라 루나드도티에는 그녀의 할 일이 비로소 끝났을 때, 자리에서 서서히 일어났다. 다른 것은 필요없었다. 오직 그녀의 겉옷만을 품에 품은 채로 자리에서 일어나 저 멀리 아렌델이 있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그래요 어머니. 아렌델로 가요. 몇년이 걸려도. 아무리 멀어도..."


그 말을 끝으로 이자벨라는 걸어가기 시작했다. 이따금씩 비틀거렸지만 결코 멈춤없이 나아가던 그녀는 이내 짙게 깔린 어둠으로 사라졌다. 운좋게 살아남은 사람들은 그녀의 얼굴이 너무나도 무서워 그들의 보금자리로 내달리듯 도망쳐 숨었다.


날이 밝았을 때 의사선생과 통스, 촌장과 불쌍한 한 모녀를 포함한 31명의 사망소식이 관청으로 전해졌다. 어찌나 큰불이었는지 자리에는 흉물스럽게 오로지 재만 남아있을 뿐이었고, 이따금씩 안주거리삼아 오고내리던 그 이야기는 사람들의 기억속에서도 결국 잊혀지고야 말았다.


단 한사람을 제외하고.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아아... 나의 아버지시여. 어찌하여 저들을 배척하시려 하시나이까"

공주께서 끝내 읍소하셨다.
허나 폐하의 의지는 그보다 더 굳건하셨다.

"그만! 더이상은 듣기싫다! 너는 너의 어미가, 이 아렌델의 왕비가 어찌하여 죽었는지 정녕 잊은것이냐?"

"그러나 저들은 역도가 아닙..."

"그만! 그만!"

왕께서는 불같이 화를 내시며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나셨다. 방으로 들어가시려는 폐하의 뒤를 공주역시도 뒤따라 가시메, 하루종일, 그곳에는 고성이 끊이지 않았도다.

다음날, 폐하께서는 불같이 화를 내시며, 공주의 파면과 추방을 명하셨다



[아렌델 사기
루나드 왕편에서 발췌]



-There's a river full of mem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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