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시사회 당첨까지 빌빌대며 본 영화가 이따구라 열 받았다.

몇 날 며칠을 밤 잠 설치며 도대체 뭐가 문제였을까하는 생각에 고민고민하다가 빡쳐서 내가 영화 다시 찍기로 했다.

일단 제목은 '맨 오브 스틸 2 : 돈 오브 저스티스'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번 영화의 최대 문제는 배트맨이다.

어벤져스에 밀리기 싫었던 워너브로의 최악의 무리수였다.

그리고 몇 번 시뮬레이션을 돌려본 결과 배트맨이 없어야 영화가 제대로 나온다.

이 이야기의 골자는 문제점을 바로 잡는 데 있으니 이번 영화의 각본을 토대로 다시 만든다.

워낙 러닝타임이 뭐 같이 긴 영화라 내용도 길 것 같으니 볼 사람은 팝콘이랑 콜라 챙겨서 옆에 두고 딸잡을 때 마냥 상상력을 총 동원해서 영화 장면을 떠올리며 보기 바란다.

다시 보기는 싫어서 내 기억에 의존해서 영화를 고치니 순서가 섞일 수도 있음을 감안하고 봐라

영화는 이렇다.

맨 처음 장면은 영화랑 비슷하게 조드 장군이랑 수퍼맨이랑 치고 받는 메트로폴리스 시티를 보여주면서 시작한다.

그대신 여기에서 카메라가 메인으로 잡는 인물은 렉스 루터다.

초반의 브루스 웨인의 포지션에 렉스 루터를 치환한다고 생각해라.

무너지는 건물은 웨인 파이낸셜이니 뭐시기니가 아니라 렉스 코프여야하고 이 화면에서 렉스 루터의 회상 장면을 잠깐 보여준다.

회상 내용은 얻어맞고 내 팽겨쳐지는 루터의 모습이랑, 응접실에서 아버지의 뒷 모습을 보는 아련한 얼굴의 어린 렉스 루터를 빠르게 보여주고

렉스 루터의 아버지가 병상에서 루터의 멱살을 잡아끌며 '힘은! 순수하다!'하는 말과 함께 기력이 다해 숨을 거두는 장면까지 빠르게 보여준다.

그리고 여기서 렉스 루터는 죽어가는 아버지와 분주해지는 의료진들 사이에 무표정한 얼굴로 서 있는다. 렉스 루터 아역 꼬맹이는 어차피 금발이니까 배트맨 아역 애 데려다 찍는다.

그 얼굴을 무너지는 렉스 코프 건물 앞의 렉스 루터로 화면 전환을 한다.

렉스 루터는 여기서 분노에 찬 얼굴로 '순수한 힘...'이라며 날아가는 수퍼맨을 노려본다. 암전

사막에 간 로이스와 구출되는 스토리랑 신문사에서 편집장이랑 수퍼맨 내용으로 옥신각신하고 욕조 떡씬이나 이런건 다 수퍼맨 얘기니까 그대로 유지한다. 뇌내재생했으면 넘긴다.

바다에서 크립토 나이트 건지는 장면이다. 대신 이 때 바다를 달리는 해마 칼-드로고 형을 출현시킬꺼다. 바다에서 또 찍을 일이 없거든

크립토 나이트가 해구 아래 언저리에 짱박혀 있어서 잠수정 2대로 건저 올린다. 대충 채집해서 등에 달고 수면으로 올라가려는데, 해구 틈에서 물보라가 치면서 잠수정을 휘감는다.

잠수사는 블록버스터 재난 영화를 마주한 침몰하는 배의 선장마냥 최대한 스펙타클하게 위기 상황임을 보여준다.

그리고 죽었다 싶은 상황에 잠수정이 진정된다. 그리고 창 너머 물보라가 가라 앉으면서 칼-드로고 형의 특유의 빡친 얼굴이 드러난다.

아쿠아맨이 창을 들고 내리 찍을까 말까 하는 순간 두 번째 잠수정이 눈치 없이 와이어 같은거 던져서 아쿠아맨의 성질을 돋군다.

여기서 화려한 수상 액션과 백상아리를 동원해서 잠수정을 걸레짝으로 만든다.

화면은 다시 메트로 폴리스로 돌아가서 렉스 루터에게 크립토 나이트를 회수하는데 성공했으나 문제가 발생했다는 보고를 받는다.

루터는 살짝 빡친 듯 움찍 하지만 이내 웃으면서 어떤 녀석이냐고 묻는다.

직원은 잠수정 사진을 보여주는데 거기에는 '내 영역에서 꺼져라'라고 아쿠아맨이 새겨놓은 글귀가 있다.

렉스 루터는 파들파들 하면서 '갓, 뎀.'하고 말한다. 물론 신(메타 휴먼 or 순수한 힘)에 대한 증오를 보여주는 이중적인 의미다.

렉스 루터는 크립토 나이트 반입을 위해 로비하고 로이스 레인은 분주하게 사막에서 주워온 탄두의 정체를 찾아다닌다. 이건 영화에서 봤을테니 생략

클락 켄트는 렉스 루터 자선 파티 취재를 가게 되고 거기서 렉스 루터와 첫 대면을 한다.

'웰웰~ 데일리 플래닛의 클락 켄트! 항상 질문을 던져 왔을 테니 나도 질문해봅시다. 클락!'

'클락 당신의 기사는 항상 착하고, 아름답고, 희망찬 세상만을 이야기하는데, 정말 그래요? 그게 변하지 않을 거란 자신이 있나요?' 이런 대사를 치면서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것도 좋을 듯.

렉스 루터는 자리를 비우고 클락은 수상하게 움직이는 다이애나 프린스를 발견하고 쫓아가게 된다.

그리고 원더 우먼은 렉스의 서버에서 USB를 훔쳐가고, 섹시한 눈 빛으로 '여자의 결점은 눈감아 줘야 매력있는 남자지.' 이런 멘트 날리면서 사라진다.

수퍼맨은 쫓아가려고 하지만 직원들이 보는 뉴스에서 화재 현장을 보게 되고, 여기는 영화에서 본 것 처럼 수퍼맨의  일을 하러 간다.

이 후 수퍼맨에 대한 논쟁이나 청문회까지는 비슷하게 진행되고 수퍼맨을 함정에 빠트리고 청문회까지 날려버린 게 렉스 루터라는 사실을 수퍼맨한테 알려줘야지

여기서 고뇌에 빠진 수퍼맨은 방 구석에 혼자 고뇌에 찬 얼굴을 섹시하게 비춰줘야 여성 관객들이 좋아하지.

그리고 이쯤에서 시공의 폭풍 속의 플래시를 보여준다.

이건 대신 클락 켄트가 본다. '클락! 조심해! 로이스 레인! 그녀가 열쇠야! 부르스가 옳았어! 내가 너무 일찍 왔어? 내가 너무 일찍 왔어!'

이 떡밥은 그냥 그대로 쓴다. 뭔지 모르는 건 건드리는 게 아니다.

물론 렉스 루터는 이 때 쯤 크립토 나이트 방사선 폭탄 비스므리한 걸 크립톤 기술로 완성한다.

둠스데이로 수퍼맨을 끌어들여 한창 싸울 때 방사선 폭탄으로 둘 다 약하게 만들고 그걸 자기 기술로 날려버려서  인정 받는 게 렉스 루터의 목적이다.

이런 무기 개발 장면에서 다른 과학자들도 만나고 사이보그 계획에 대한 떡밥도 뿌리고 하면 될 듯 하다.

로이스 레인을 통해 청문회나 아프리카 등지의 사건의 배후가 렉스 루터임을 알게 되고

루터 꼬붕들이 수퍼맨에게 크립토 나이트 가스(배트맨이 쓰던 그거)로 수퍼맨을 호구로 만들고 후드려 팬다.

이 때 원더우먼이 나타나 수퍼맨을 도와주고, 그녀가 렉스 루터를 쫓고 있었으며 그를 저지하러 온 뉘앙스를 풍긴다.

그리고 상황은 정리되지만 로이스 레인은 루터 꼬봉한테 납치당한 후다.

수퍼맨은 로이스를 구하러 가려 하지만 둠스데이가 완성되어 가는 장면을 목격하고 수퍼맨이 루터를 막고 원더우먼이 로이스를 구하기로 한다.

원더우먼은 로이스를 구하고 수퍼맨은 둠스데이랑 고전한다.

이 때 자금력을 총 동원해서 화려한 그래픽으로 떡칠해서 긴장감을 준다.

전투 장면이나 핵 터지는 장면까지는 영화 장면 그대로 써도 될 듯 하다.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 렉스 루터는 크립토 나이트로 수퍼맨과 둠스데이 둘 다 호구로 만들어 버린다.

렉스 루터는 계획대로!를 외치며 웃으면서 둘 다 날려버릴 무기를 가동시킨다.

그리고 최후의 무기가 가동 되는 과정에서 엄청난 빛이 무력한 수퍼맨을 비춘다. 수퍼맨의 시점에서 시야가 점점 밝아지는 과정에서 시커먼 그림자가 수퍼맨 얼굴에 훅 들어온다.

로이스 레인은 뛰어오지만 폭파 현장을 보고 수퍼맨이 죽은 줄 알고 절망하고 원더우먼도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현장을 지켜본다.

엔딩으로 간다. 수퍼맨의 장례식 장면. 물론 국가장만 보여주고 로이스 레인과 마사(그래도 출현은 해야지 싶다)는 켄자스 농장 집에서 서로 부둥켜 안고 운다.

그리고 누군가 초인종을 누르고 문을 열고 초인종 누른 사람을 확인한 로이스와 마사는 그 사람에게 안긴다.

렉스 루터는 감옥 끌려가고 머리를 민다.

그리고 전기불이 나갔다 들어오면서 배트맨을 보여준다. 배트맨은 렉스 루터에게 대사를 치고 이 장면과 뒤에 뒤집어진 그림 장면까지 영화와 같이 간다. 땡땡땡땡땡땡땡

끝

엔딩 크레딧

쿠키 영상

영화에 나오는 사이보그가 완성 되어가는  장면이 나오고 완성된 사이보그가 뿌연 김 속에서 헉헉대고 있을 때 문이 열리고 문 너머의 빛이 사이보그에 비친다.

영화는  이랬어야 한다.